#현대 인물 사진의 패러다임을 바꾼 작가
20세기 중반까지 인물 사진은 정적인 포즈, 조명, 컨셉이라는 세 요소에 충실한 형식미의 예술이었습니다. 그러나 디지털 전환기 이후, 보다 자유롭고 인간적인 사진에 대한 욕망이 커지면서 인물 사진에도 '자연스러움'이라는 요소가 중요한 미학으로 부상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선 인물이 바로 일본의 사진작가 **카와시마 코토리(Kawashima Kotori)**입니다.
그는 정적인 연출을 탈피하고, 일상 속에서 인물의 진정한 모습을 포착해내는 작업으로 현대 인물 사진의 흐름을 새롭게 정의했습니다.
#미라짱, 한 장의 사진이 만든 기적
한 장의 사진이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을까요?
일본 사진작가 **카와시마 코토리(Kawashima Kotori)**는 실제로 이 질문에 ‘그렇다’고 답합니다. 그의 대표작인 *‘미라짱 시리즈’*는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며 12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 사진집이 되었고, 그를 일본 인물 사진계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시리즈의 시작은 놀라울 정도로 평범했습니다. 친구 집에 놀러간 어느 날, 귀엽고 장난기 가득한 아이의 모습을 보고, 그는 그 일상적인 순간들을 사진으로 담기 시작했습니다. 별다른 연출도, 조명도, 컨셉도 없었습니다. 오로지 **순수하고 맑은 그 아이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을 뿐이죠.
#왜 '미라짱'은 그렇게 특별했을까?
그저 귀엽기만 했다면 수많은 유아 사진 중 하나로 남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미라짱 시리즈’*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감정을 느끼게 하는 힘이 있었습니다. 사진 속 아이는 사진이 찍히는 것을 인식하지도 못한 듯한 자연스러움을 보여주었고, 덕분에 보는 사람들은 마치 아이의 일상 속에 들어와 함께 숨 쉬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극도의 자연스러움은 당시 대부분의 인물 사진이 취하고 있던 ‘형식적인 포즈와 연출’의 한계를 깨는 혁신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감정의 진정성이, 전 세계적인 사랑을 끌어내는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한 사람, 오랜 시간 – 카와시마의 사진 철학
카와시마의 사진은 단기간의 연출이 아닌, 시간을 함께 쌓아가는 관계 속에서만 탄생할 수 있는 예술입니다. 그는 종종 수 년에 걸쳐 단 한 명을 촬영하며, 그 사람의 감정, 상황, 성장의 흐름을 하나의 시리즈로 엮어냅니다.
그가 대학 시절 친구를 무려 4년간 촬영하여 완성한 연작 역시, 시간이 만든 사진의 가치를 입증합니다. 단순히 외모의 변화만이 아니라, 감정의 결, 삶의 굴곡까지 사진에 담겨 있으며, 이를 통해 인물의 내면을 느끼게 하죠.
◆ 4년에 걸친 관찰 – 인물의 ‘시간’을 담다
카와시마 코토리는 사진이 단지 순간을 포착하는 예술이 아닌, 시간의 흐름과 관계를 담는 예술이라고 믿습니다. 실제로 그는 대학 친구 한 명을 무려 4년 동안 촬영하여, 성장과 변화, 감정의 흐름을 하나의 연작으로 완성했습니다.
어린 시절의 장난스러움에서 시작해 성숙함과 불안, 고뇌까지. 단기간 촬영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내면의 변화를 섬세하게 포착해낸 이 시리즈는, 인물 사진이 단순한 얼굴의 기록을 넘어 감정과 인생의 흐름을 담는 예술임을 보여줍니다.
◆ 아날로그 감성 – 전통 방식의 가치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누구나 손쉽게 사진을 찍고 보정할 수 있는 시대. 하지만 카와시마는 거꾸로 전통적인 필름 인화 방식을 고수합니다. 필름 특유의 입자감, 다채로운 톤, 그리고 디지털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색감의 혼합은 그의 작품에 고유한 ‘따뜻함’을 부여합니다.
특히, 필름을 직접 인화하는 아날로그적 과정은 단순한 기술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그것은 작품 하나하나에 ‘시간과 손의 온도’를 담는 작업이며, 기계적인 이미지 생성이 아닌 감성의 정수를 표현하는 과정입니다.
◆ 서울 미술관 전시 – 20년의 궤적과 첫 영상 작업까지
이번 서울 미술관 전시는 그의 작품 세계를 가장 가까이서 마주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미라짱 시리즈’를 비롯해 장기 프로젝트 연작, 서울을 배경으로 한 신작, 그리고 데뷔 후 20년 만에 시도한 첫 영상 작업까지 총망라되어 소개됩니다.
300여 점에 달하는 다양한 사진과 함께, 아날로그 감성이 가득 담긴 연출 없는 인물 사진은 관람자에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사진의 본질을 묻다
카와시마 코토리의 작품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진짜 좋은 사진은 무엇인가?”
그의 사진은 말하지 않습니다. 다만 가만히 바라보게 만듭니다. 꾸며지지 않은 그 순간의 표정, 조용히 흐르는 시간 속의 감정. 카와시마의 사진이 울림을 주는 이유는 바로 그 안에 ‘진짜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전시 안내
- 전시 장소: 서울 미술관
- 기간: ~ 2025년 10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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